청량리에서 안동까지 걸리던 시간이 3시간 30분에서 2시간 이내로 단축됐습니다. 수치만 보면 명백한 성공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옛 단양 수몰지구 부근의 폐선 부지를 걸어봤을 때, 솔직히 이건 마냥 기뻐할 수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0년간 산악 지형을 꿰뚫으며 쌓아온 토목 유산이 한순간에 터널 속으로, 혹은 강물 아래로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직선화가 바꿔놓은 중앙선의 풍경1942년 전 구간이 개통된 중앙선은 처음부터 험준한 태백·소백 산맥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했습니다. 당시 토목 기술로 수직에 가까운 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루프 터널(Loop Tunnel)입니다. 여기서 루프 터널이란 터널 내부에서 열차가 360도를 완전히 돌며 고도를 서서히 높이는 나선형 굴착 구조를 말합니..
1899년 개통한 경인선에는 현재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역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우각현역(牛角峴驛)입니다. 처음 이 이름을 옛 노선도에서 발견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라진 역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거든요. 철도길을 따라 걸으면서 겹쳐지는 시공간의 감각, 그 정체를 이 글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우각현역, 지도에서 지워진 이유일반적으로 경인선 하면 인천역에서 서울역까지 이어진 고정된 노선을 떠올리지만, 제가 옛 철도 사료를 뒤져보니 실제 초창기 노선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정거장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습니다. 우각현역이 대표적입니다. 이 역은 현재의 제물포역과 도원역 사이, 인천 숭의동과 도화동 경계 근처에 있었던 간이역(簡易驛)입니다. 여기서 간이역이란 여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