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죽령터널 인근 절벽 아래에 섰을 때, 저는 솔직히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울창한 숲을 뚫고 하늘 높이 솟은 콘크리트 교각 위로 선로가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광경을 보면서, 현대의 대형 중장비조차 없던 시절에 오직 사람 손과 착암기만으로 이 산을 뚫었다는 사실이 실감났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입니다. 그 산을 넘기 위해 탄생한 루프형 터널과 고교각 철교는, 단순한 토목 구조물이 아니라 한 시대의 집념이 굳어진 결과물입니다. 산 속을 한 바퀴 도는 터널, 똬리굴의 공학철도가 일반 도로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철제 바퀴와 철제 선로 사이의 점착력(adhesion force)이 극도로 낮다는 것입니다. 점착력이란 바퀴가 선로에 밀착되어 구동력을 전달하는 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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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30. 17:42